http://www.asiae.co.kr/uhtml/read.jsp?idxno=2009060918010392612
요즘 출산율을 가지고 말이 많다.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가임여성 한 명당 1.19명.
출산율을 2.1명 정도는 되어야 인구수가 그대로 유지되니, 조만간 인구가 반토막 날 날도 머지 않았다. 실제로 현재의 출산율이 유지될 경우 2500년쯤이면 아예 한국이라는 국가가 사라질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인구수는 국력과 밀접한 관련을 지니고 있는만큼 국가 입장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기 먹을 것은 자기가 타고 난다' 라는 명대사까지 날리며, 출산을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는 글쎄...
몇번 언급한 적이 있는데, 영화 세븐을 보면 '이런 시대에 아이를 낳는다는 것 미친짓이지' 라는 말이 나온다.
나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다.
특히나 이 나라에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더더욱 그렇다.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의 경제 불황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구조적인 문제가 심각하다.
1. 서민은 평생 벌어도 못 사는 대도시 아파트
- 10년 동안 한 푼도 안 쓰고 모아도 못 산다
2. 맞벌이가 아니면 생활이 힘든 저임금
- 맞벌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
3. 비정규직 확대로 인한 고용 불안정
- 다음달에 해고되면 애 분유 값은 누가 대주나?
3. 미비한 양육시설
- 애 먹여 살리려면 일을 해야하는데 애를 맡길 데가 없다.
4. 살인적인 사교육비
- 이건 뭐 말할 것도 없지.
등등...
출산율 저하는 곧 고령화로 연결된다.
현재는 청년 7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하지만, 2050년 쯤에는 청년 1.5명이 노인 한 명을 부양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점들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고착, 심화 되고 있다.
출산율 저하로 인한 인구 부족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많은 선진국들이 겪고 있다.
프랑스 같은 경우는 복지기반을 확충하고 지원을 확대해서 출산율을 늘렸고, 미국은 이민을 통해 해결했다.
가장 심하게 고령화 문제를 앓고 있는 일본 같은 경우는 얼마 전 필리핀에서 대규모로 간호사(?)를 수입해왔다.
프랑스의 방법이 좋긴 한데, 여기에는 엄청난 예산이 소모된다. 국민소득이 반에도 못 미치는 우리나라로서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현재 우리나라는 이명박 정부의 부자감세와 정부의 지출(4대강 살리기 등등)로 재정적자가 심각한 상황. 따라서 지출할 수 있는 돈이 그리 많지는 않다.
미국처럼 이민을 통해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동남아시아 쪽에는 후진국들이 많고, 이 나라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선진국인 우리나라로 오고 싶어한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결혼 일곱쌍 중 한쌍이 국제결혼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회적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단일민족임을 강조해왔고, 인종차별이 심한 편이다.
특히 백인은 우수인종으로 생각해 굽신거리며, 동남아나 흑인들은 하등인종으로 생각해 인간취급조차 하지 않는다.
원어민 교사로 일하는 백인계 불법이민자는 수갑도 채우지 않고 정중하게 데려가는 반면, 공장에서 일하는 동남아계 불법이민자는 개패듯이 패서 끌고 가는 것이 좋은 예다.
이러한 인종적 차별은 훗날 더 큰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다.
아까도 말했듯이 현재 일곱쌍 중 한쌍이 국제결혼이다. 그리고 이 중 대부분은 결혼회사를 통해 돈을 내고 동남아계 여성들을 데려온 것이다.
나중에 이들 사이에서 나온 2세들이 노동시장으로 진출할 때 극심한 차별을 겪게 될 것이다.
이는 현재의 불법이민자 차별과는 다르다. 이들은 어쨌든 '선진국' 한국으로 돈을 벌러 온 '외국인' 이지만, 2세들은 어머니가 외국인이다 뿐이지,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랐고 한국 말을 할 줄 안다. 이들은 법적으로도 한국인이고, 스스로를 한국인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들을 한국인이 아닌 그저 '혼혈' 로 생각할 것이다. 그나마 백인계 혼혈은 낫겠지만, 동남아계나 흑인계 혼혈은 '하등인종'으로 취급받을 가능성이 높다.
머리색이나 피부색에 관계 없이 한국인은 한국인이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그걸 이해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이다.
인구수가 많아지면 국가는 좋다.
생산 인구 많아지고, 소비 인구 많아지고, 고령화 늦출 수 있고, GDP 올라가니까.
하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좀 다르다.
애 하나만 길러도 등골이 휘는데, 누구 좋으라고 더 나아 기르라는 거냐?
출산율 늘리려면 쓸데없는 정책 펼칠 생각하지 말고, 일단 낳은 애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도움을 줘라.
얼마전 미혼모에 관한 시사프로그램을 보니까 엄마는 혼자의 몸으로라도 키우고 싶은데, 경제력은 없지, 국가에서는 쥐뿔도 도움을 안 주지, 주위에서는 안 좋은 시선을 보지... 결국 해외로 입양을 시키더라.
미혼모가 낳은 애는 애도 아니냐?
뭐, 어쨌든 우리나라는 장기적으로 인구수가 계속 줄어들고, 고령화는 더욱 심각해질 거다.
이걸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정부가 마음껏 애 낳으라고 떠들어대기 보다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해 집값을 낮추던지, 전두환 시대처럼 사교육을 금지시키던지, 고용 안정화를 시켜주던지.
하지만 현 정부는 그다지 의지가 없다. 온갖 제도를 폐지해 집값 올려주고, 특수고다 뭐다 해서 사교육은 확대시켜주고, 비정규직과 인턴을 늘려주며, 그저 '자기 먹을 건 가지고 태어나니 실컷 낳으세요' 라고 떠들어댈 뿐이다.
문득 그 옛날의 공익광고가 떠오른다.
"덮어 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