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가라앉을 것 같던 광우병 파동이 날이 갈 수록 커지고 있다.
한 가지 주제를 가지고 이 정도로 양분 되서 싸우는 것은 처음 보는 것 같다.
예전 효순,미선 사건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었는데...
마치 예전 프랑스에서 일어났던 드레퓌스 사건을 떠올릴 정도다.
현재 양 진영은 극단을 달리고 있다.
한 진영은 미국산 소고기는 값싸고 잘 좋고 광우병 절대 안 걸리니 무조건 먹으라고 광고하고,
다른 진영은 라면 수프에 첨가된 것만 먹어도 광우병 걸려 죽으니 절대 적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여기서부터는 나의 개인적 생각.
1. 정부는 분명히 소고기 협상을 잘못했다.
2. 미국산 소고기를 먹으면 광우병에 걸릴 위험이 있겠지만, 그것은 극히 드문 경우일 것이다.
사태를 이 지경으로 몰고온 것은 전부 이명박 정부의 잘못이다.
협상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까다로운 검역을 했다. 뼛조각 하나만 나와도 전체 물량을 반송시킬 정도였다. 하지만 협상 이후 우리나라는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기로 했다.
일본과 대만보다도 빡센 검역을 하던 우리나라가 한 순간에 문을 활짝 열어 젖힌 것이다.
그 대가로 무엇을 얻어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그것을 국민들이 모르는 이상 그야말로 퍼주기 협상이라고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분노하는 국민들에게 정부는 또 다시 헛소리를 지껄였다.
'싫으면 사먹지 마. 누가 억지로 사먹으래?'
라면에서 지렁이가 나오거나 과자봉지에서 벌레가 나와도 그것은 수만개 제품 중 하나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에 국민들이 분노하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모든 제품에는 불량률이라는 것이 있다. 100개를 만들 때 1개의 불량이 나온다면, 불량률은 1%다. 이 불량률을 완전히 없앤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만약 이 불량률을 완전히 없애려 든다면 제작 단가는 올라간다. 그러므로 불량률을 완전히 없애기 보다는 불량률을 감안하고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경제적 논리로 볼때 옳다. 하지만 음식에는 이런 경제적 논리가 적용이 안 된다는 거다.
가격 문제를 떠나 국민들은 안전한 음식을 먹기를 원한다. 설사 로또 1등 당첨에 가까운 확률이더라도, 그 확률이 존재하는 한은 꺼림직한 기분을 갖게 된다.
국민들은 이러한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약간의 의심과 잘못된 협상에 대한 분노를 표출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분노를 전부 소고기에 대한 안전성으로만 착각을 했는지, 계속해서 '협상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라고 우기며 미국산 소고기 홍보에 바빴다.
결국 국민들의 불만은 더욱 커졌고, 촛불시위까지 일어났다.
그리고 정부는 촛불시위 주동자들을 색출해서 잡아가고, 광우병 관련 방송을 한 PD수첩을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고, 촛불시위에 참가한 학생을 잡겠다고 수업 중에 경찰들이 쳐들어갔다.
간단히 말해 공권력을 동원한 제제에 들어간 것이다. 그리고 이런 제제에는 언론 통제도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대응은 군사정권 시대에는 통했다. 어쩌면 집권당인 한나라당은 예전에 통했던 경험을 살려 이런 대응을 했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터넷으로 정보를 주고 받는 상황에서 그러한 대응은 오히려 국민들의 반발을 일으켰다.
'어느 나라나 정치인이 썪은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정치인들을 욕할 수 있다' 라고 양 웬리가 말했었다. 언론이 통제 당하면 그 나라는 그것으로 끝이다.
(과거 미국 언론은 통킹만 사건이 조작이라는 기밀 문서를 발표했다. 미국 정부는 즉각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사법부는 언론의 손을 들어주었다. 국민들의 알 권리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미국 민주주의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사실 우리나라 언론은 그 동안 정부의 개 노릇을 충실히 해왔다. 이번 광우병 파동에도 조중동은 국민들의 의심과 불만은 아랑곳 하지 않고 촛불시위를 좌파의 음모라고 몰아붙였다.
일부 정치인들이 이번 사건을 이용하려는 것도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지금 국민들이 열받은 것은 잘못된 협상에 대한 불만, 미국산 소고기 안전성에 대한 의심, 언론과 집회를 통제하려는 정부에 대한 분노가 결합되어 나타난 것이다.
진작에 정부가 나서서 사과를 하고, 고칠 수 있는 부분을 고치겠다고 말했으면 이 정도로 사태가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건이 어디까지 번질지, 언제 끝이 날지는 모르겠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근본적인 잘못은 국민에게 있다.
왜냐하면 현재 일을 저지르고 밀어붙이는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을 전부 국민들이 뽑았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민주주의다.
선택권이 국민에게 있는 대신 책임 역시 국민이 지는 것.
그러게 싫으면 뽑질 말았어야지....